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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일본초행 사일째]신주쿠 도미토리식 캡슐호텔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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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일본에 온지 나흘째가 되었다. 시간 참 빠르다. JR동일본패스 나가노•니가타권으로 나리타익스프레스, 주오선, 신칸센, 시나노선을 타보았다. 시간만 허락한다면 니가타까지 가고 싶었는데 아쉽다. 내일 오전에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야 한다. 동생집에서 새벽부터 움직이려면 비행기를 놓칠 수 있다. 그래서 난 미리 신주쿠의 캡슐호텔을 에어비엔비(https://abnb.me/e/h5apHmQ4RR ---> 32,000원 여행지원금 받으시려면 이 주소로 접속!) 를 통해 예약해놓았다.
 

뿐만 아니라 혹 몰라서(의심의심~ㅡ.ㅡ) 어제 신주쿠에 갔을 때 숙소 위치를 미리 확인해 놓은 상태였다. 겸사겸사 일본으로 출발하기 전 만나기로 했던 연극연출가 이재상 선배와도 오늘 밤 도쿄에서 보기로 약속을 정해놓았다.
어머니는 날 위해 김밥을 싸주셨다. 몇점 먹었는데 무척 맛있다. 마치 치노에서 신주쿠로 소풍가는 느낌이다. 처음 마중나온 것처럼 어머니와 동생은 치노역까지 배웅을 해주었다.

신주쿠행 아즈사 특급열차... 참 여러번 탄다. 열차 안에서 울적한 기분이 든다. 가족이란 뭘까? 같이 있을 때면 무뚝뚝 하다가도 헤어지면 가슴 한구석이 아리다.

신주쿠역에 도착하여 캐리어를 끌고 캡슐호텔로 향했다. 역에서 걸어서 10분거리.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도미토리에 들어섰다. 괜히 떨린다. 예약을 확인하고 신발장에 신발을 넣은 후 신발장 열쇠를 매니저에게 주니 옷장 열쇠와 교환해준다. 짐은 프론트에 맡겨도 되고 자신의 캡슐에 가져가도 된다고 매니저가 설명해준다.

매니저가 건네준 비닐백을 들고 먼저 공동목욕탕이 있는 탈의실로 가서 옷장에 옷을 넣고 샤워를 했다. 물론 안해도 된다.
샤워 후 도미토리측에서 준 비닐백 안의 간편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자신의 침실로 기어들어가 자면된다. 간단하다.ㅋ 내 침실은 2층이다.

침실라인은 저렇게 생겼고, 이런식으로 배열되어 있다. 침칸에 캐리어와 짐 등을 넣으면 이 정도 차지한다.

각 층마다 화장실과 세면대가 있다. 지하에는 TV를 보며 야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코인세탁기도 있다. 1층과 지하층엔 자판기가 있다.

또 각층엔 충전하며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태블릿을 사용할 수 있는 업무공간이 있다. 난 어머니가 싸준 김밥에다 자판기에서 빼낸 일본 과일캔소주로 목을 축였다. 김밥이 가방에서 눌렸다. 그럼에도 괜찮다~ ㅎㅎ

잠깐 침대에서 쉬었다가 이재상 선배를 만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외출할 때는 매니저에게 옷장 열쇠를 주고 외출증을 받아야 한다. 선배와는 연습이 끝난 밤 9시에 보기로 했다. 마침 극단 무대감독과 배우들이 술 한잔 하기로 했단다. 이재상 선배님은 65년생으로 인천연극협회장을 역임했고 10년 전부터 일본을 왕래하며 연극공연 연출을 하고 있었다. 신주쿠에서 료고쿠까지는 직통전철로 20분정도 거리에 있었다. 난 쉽게 전철노선을 찾아 금방 도착했다.

이재상 선배는 일본은 초행길인 내가 잘 찾아온 것에 퍽 놀라워했다. 선배는 료고쿠역 근처의 중국집으로 날 데려가 단원들에게 잠깐 소개하고는 무대셋팅을 위한 회의를 계속했다. 무척 진지했다.

회의가 끝나고 우린 가볍게 맥주로 위를 달랜 후 본격적으로 동파육을 안주로 데운 소홍주를 마셨는데 무척 궁합이 잘 맞았다. 술술 들어간다~~^ㅇ^

극단 ATMAN의 오노 무대감독과 쿠미씨, 코모리씨 등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이재상 선배의 잠깐잠깐 통역과 눈빛 손짓으로 우린 일정부분 통하기 시작했다. 막차를 함께 타고 오면서 다시 만나기를 기약하며 헤어졌다. 12월에 공연되는 "두 여자 집안의 기억의 방" 작품이 기대된다.

신주쿠역에서 내려 캡슐호텔 도미토리로 돌아가는데 역 앞에서 통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젊은이를 발견했다. 뜻은 모르겠으나 잔잔하게 내 귀를 속삭인다. 밤 12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다음 오일째는 귀국편이다. 신주쿠역에서 나리타익스프레스를 타기 위해 가는 경로와 나리타 공항과 인천공항의 다른 풍경을 보여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