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끄적끄적

[일본초행 이틀째]스와 호수 너의 이름을 찾고 동네 목욕탕도 찾고...

728x90

도쿄 나리타국제공항에서 나리타익스프레스를 타고 신주쿠에 내려 아즈사 특급열차로 갈아탄 후, 치노역에 발을 내딛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비가 내렸다. 좋은 징조일까 나쁜 징조일까?

마중나온 동생과 어머니는 홀로 길 잃지 않고 잘 찾아온 나를 대견해했고, 우리는 근처 마트로 가서 장을 봤다. 어머니는 동생 간병차 이곳에 온지 일주일여 됐는데 마치 현지인처럼 자연스럽다. 동네사람에게 가볍게 "스미마셍" 인사도 한다.ㅋ

놀란 건 일본하면 모든 게 비쌀 줄 알았는데 양주 진짜 싸다~ㅎ 생선회도 싸다. 특히 매장 문 닫을 시간에는 반값이다. 교통비만 비싼건가?ㅡ.ㅡ; 그리고 왜 유독 술과 안주가 눈에 가득 들어오는... 걸...까? ^o^;

어머니가 차려준 저녁밥상. 동생과 일본 과일 소주에 회를주로 먹었는데 맛이 기가 막혔다. 입안에 착 달라붙는데 신선도가 장난 아니다. 술은 딱 한캔씩만 마셨다.
......
인천에서 행사 마치고 공항사우나에서 잠을 설치고 일본 초행길 열차를 타고 졸음을 참은 탓에 일찍 잠들고 말았다.

창으로 드는 아침햇살이 강렬해 눈을 떴다. 내부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가 밖을 보니 풍경이 참 좋다.

동생의 아담한 2층집과 귀여운 자가용~ㅎㅎㅎ

동생의 집이 있는 치노시는 고산지대로 해발 900미터 높이에 있는 조용한 마을이다. 동네 너머로 조그만 가면 북알프스산이 보인다고 했다. 눈이 한번 내리면 1미터가 넘는 건 기본이란다. 헐~ 게다가 차 없이는 도대체 살 수 없다 느낀 것이 대중교통이 거의 없다.ㅜㅜ 그런데 신기한 건 이런 시골도시에 일본 최첨단 정밀 회사의 본사들이 둥지를 틀고 지금까지 오랜세월 떠나지 않고 있다는 거였다. 예를 들어 세이코 같은. 동생도 이런 기술업무와 관련하여 20년 전 이곳이 일본의 첫 정착지였고 이젠 토박이 대접을 받는다고 했다. ㅋㅋㅋ

아침식사 후 난 스와호수에 가고 싶었다. 일본 애니매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명작 "너의 이름은"의 배경이 바로 스와호이기 때문이다. 동생이 자신의 차로 어머니와 날 스와호에 안내했다.

호숫가를 신카이 마코토가 되어 걸어보았다. 예상대로 마코토의 상상이 내게 들어오지는 않았다. 역시 각자의 방식대로 상상하고 살아가는 게 맞는 것일 듯.

스와호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너의 이름은" 외에도 여러개가 있었다. 몰라서 미얀~ 난 애니가 좋아서~^^;;

스와호에는 작은 온천이 있는데 30분에 한번씩 자연적으로 온천수가 치솟는다. 5미터 이상으로 뿜어지는데 감탄이 절로 나온다. 몇해 전에는 둘레 담을 쌓아 돈을 받고 온천을 즐기게 했는데 지금은 담을 헐고 무료 관람쇼~^^

어느새 점심이 지나고 있었다. 배고파졌다. 일본하면 라멘이다. 검색해보니 일본에서 유명하다는 라멘본사이자 본점이 이곳 스와에 있었다. 하루핀~ 기대만땅! ㅋㅋ

맛은 기대감만큼은 아니었다. 국물이 짜다. 찬물을 부어 먹었더니 그나마 낫다. 어머니도 짜다며 물을 부어 드셨다. 역시 기대를 많이 하면 안된다. ㅜㅜ

치노는 산세가 좋고 온천도 많은 지역이다. 어머니 겨울옷과 동생옷을 저렴하고 품질 좋은 쇼핑센터에서 구입 후, 어머니를 모시고 유명 온천을 찾았지만 한곳은 리모델링 휴업이고 또 한곳은 월요일 휴무다. ㅠㅠ
결국 동네 온천 목욕탕에를 갔다. 한국 목욕탕과는 구조가 많이 달랐다. 신발장과 옷장은 오픈되어 있다. 우리나라처럼 열쇠키를 주진 않는다. 열쇠가 있는 옷장이 있는데 100엔 동전을 옷장 안쪽으로 넣어야 닫힌다. 열면 동전이 다시 밑으로 나온다. 결국 공짜란 얘기다. 욕탕우리나라와 거의 비슷하다. 한국은 탕 종류가 여러개가 있지만 여기는 오로지 온천탕 하나에 두사람 들어가면 꽉 차는 냉탕 하나. 그리고 한증막 하나. 야외온천은 샅샅히 뒤졌는데 없었다. ㅜ 동네 목욕탕이라서 그럴지도 모른다. 신기한 건 탕입에 대서 마시는 식용수대가 있는데 물맛이 좋다. 온천수란다.ㅎㅎ

들어갈 땐 자세히 못봤는데, 나올 때 보니 양옆으로 식당같은 게 있다. 음료 자판기 방도 있다. 동생 때문에 알았는데 여기는 손님들에게 녹차를 제공하는데 이 또한 온천수라서 티백 녹차맛과는 비교를 불가한다고 했다. 정말이었다.

큰수술 후 몇달이 지났지만, 아직 완치되지 않은 동생이 어머니와 나를 위해 하루종일 운전을 한 덕에 편한 일본 나가노현의 치노시와 스와시 구경을 했다.
동생에게 감사하다.^^

또 올리겠습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