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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벼랑 끝에 선 순간, 그 외로움의 순간,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생각했지만 홀로라는 것을 안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건 아마 ‘가족’일 것이다. 자기 존재의 근원이고 남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 아둥바둥 살아가는 목적의 가지이며 ‘희노애락’의 줄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익숙하기에 그래서 귀찮을 때도 있고 그렇듯 궁금하지 않은 그 ‘가족’이 삶과 죽음의 경계 앞에서 서럽게 사무쳐 떠오르게 된다. 주인공 기러기 아빠 강재훈의 대사에서 여실히 배어난다.
“너무 좋은 거래는 거짓이 있는 법이에요. 나는 내가 하는 일을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었는데... 고객들에게 거짓말로 부실채권 팔아 승진하고 가족들 호주도 보냈어요. 재산도 고객도 친구도, 가족도 다 잃고 결국 나 자신도 잃어버린 것 같아요. 나는 돌이키기엔 너무 멀리 와 버린 것 같아요.”
모든 걸 잃고 불현듯 처자식이 있는 호주로 떠난 싱글라이더 강재훈. ‘오페라하우스’와 ‘본다이해변’, 푸르른 하늘, 쾌청한 날씨, 잔잔한 OST 음악. 바이올리니스트 아내와 아내의 현지 내연남, 이 둘을 마치 유령처럼 따라다니는 주인공. 그리고 아들과 워킹홀리데이의 젊은 한국여성. 그리고 강아지 치치. 결국 삶도 죽음도 혼자 가는 길이라는 것에 이 영화는 방점을 찍는다. 하지만 그 마지막 여정은 ‘가족’이 행복했던 곳, ‘타스마니아’ 섬. 그곳에서 그는 가족을 기다릴 것이다.
눈치가 빠른 이라면 영화 중반을 지나면서 충격적인 반전의 낌새를 알아채게 될 신예 이주영 감독의 작품 [싱글라이더].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가 오버랩됐다.
#영화 #싱글라이더 #원래인생이그런거지 #스포읎게하려구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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