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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욕망의 경매장, 야설 읽어주는 <아가씨>를 믿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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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아가씨 #박찬욱 #동성애 #욕망 #가족끼린보지마 #라깡식으로억지해석

배신과 변절이 난무하는 일제강점기, 욕망은 양육된다. 갓난 욕망에 젖을 물려 먹이고 키워 산채로 어른 욕망에게 파는 것이다. 욕망의 핏덩이들을 먹다먹다 그 맛이 식상해진 어른 욕망은 희귀한 욕망들을 찾는 수집가가 되었고, 그 희귀욕망들을 각색했으며, 드디어 변태적으로 리얼하게 연출하였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아가씨>. <올드보이>에 이어 파격적인 작품을 선보였다. 영국작가 세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가 원작이며, 스토리는 원작에 충실한 것 같다. 오래 전, 영드(영국드라마)로도 봤을 때 그 반전 스토리에 놀랐는데,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만의 금기적 스타일을 묵직하게 정제하여 덧칠해 자극을 풍미시켰다. 
욕망의 경매사 코우즈키(조진웅 분), 욕망의 사기꾼 백작(하정우 분), 이 둘은 의식과 무의식의 적나라한 관음 경매장인 라깡이 말하는 ‘상징계’ 인물일 수 있다. 그리고 욕망 이면의 서로 다른 듯한 거울 같은 아가씨 히데코(김민희 분)와 하녀 숙희(김태리 분), 이 둘은 마치 자아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역시 라깡이 말하는 ‘상상계’의 인물일 수 있다. 그렇다면 라깡이 말하는 삼위체의 세 번째 ‘실재’는 2시간 30분짜리 변태적이고 괴기스런 반전 정극이랄까. 하지만 동성애 장면은 오히려 변태적이지 않았다. 곡선과 곡선의 진실된 몸부림으로 잘 그려냈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고전 야한 소설(요즘말로 야설)을 실제처럼 땀나게 읽은 후 이마의 땀을 도도하게 닦으며 마무리하는 이모(문소리 분)와 히데코(김민희 분)의 진지한 표정이었다. 우스웠지만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스포라면 스포인데 “욕망으로 끈적끈적한 야설 경매장의 야설 읽어주는 아가씨는 절대 믿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