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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헤집기

'욱!' 해야하는 세상살이 '사이다' 같은 <욱씨남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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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갑질의 시대? 아니, 갑질이 드러나는 시대가 도래했다. 오랜세월 늘 일상처럼 했던 갑질일 뿐인데, 을들이 갑자기 고개를 쳐들기 시작한 것이다. 야구몽댕이로 줘패든 귀싸대기를 날리든 돈만 주면 고분고분해지는 착한 녀석들이었는데 말이다. 창피하게 많은 기자들과 방송카메라 앞에서 마음에도 없는 사과를 하게 하고, 국민들은 덩달아 불매운동을 벌이고, 참 죽을 맛이다. 그럼 안돼! 라고 갑들은 내심 외칠 것이다.
그래도 결국은 돈 쓰고 빽 쓰고 비싼 변호사 사서 빠져 나오는 게 대한민국 현실이다. 너무 비관적인가?
그걸 반영하듯 갑질에 대놓고 들이대는 영화 <베테랑>이 천만관객으로 뜨고 <내부자들>과 <검사외전>이 흥행가도를 달렸다. 그러나 이 영화들은 권력자에 맞서는 한 영웅의 스토리였다. 한마디로 약간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오늘 종영한 케이블 jtbc의 <욱씨남정기>는 직장 내 상하관계에서의 갑을, 거래처 또는 하청 관계에서의 갑을 관계를 매우 현실성 있게 다룬 드라마다. 작가 주현이 증권사에 다닌 경험을 살려 쓴 작품이라고 한다.
여기서 주요 캐릭터는 자식과 동생, 늙은 아버지 때문에 늘 소심해지고 갈등하며 좌충우돌하는 일반 직장인의 모습이지만 궁극적으로 신의를 지키는 용감무쌍 이혼남 남정기 과장과 이혼 경험 3번을 통해 비정한 세상의 본질을 깨닫고 그걸 이겨내는 법을 터득한 미모의 옥다정 본부장이다. 최고랄 수 있는 옥본의 이혼남들이 때론 적이 되기도 하고 아군이 되기도 하는 스토리 구도가 신선하다. 그리고 비정규직, 대학등록금 대출을 갚아나가야 하는 신입사원, 엄마이자 아내이자 직장인이어야 하는 과장, 을이면서 갑질하는 부장, 무능하지만 책임을 다하는 사장 즉,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캐릭터들이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이 드라마에서 교감을 얻은 것은 '을은 뭉쳐야 산다'였다. 양육강식의 세상에서 힘 없는 을은 금방 잡아 먹히기 때문이다.
'욱!' 해야하는 세상살이 '사이다' 같은 드라마 <욱씨남정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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