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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20년 전 감성으로 찾은 시월애와 동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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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_시공간_초월_사랑영화
#시월애_이정재_전지현 #동감_유지태_김하늘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 영화는 많다. 드라마는 말할 것도 없고. 문득 20년 전의 내 감성을 자극했던 시공간 초월 환타지 한국영화는 뭐가 있었을까, 궁금했다. 검색해보니 2000년에 개봉한 두 개의 영화가 있다. '시월애(時越愛)'와 '동감'이 그것이다.

시월애는 이정재와 전지현이 주인공이다. 이 영화는 2년의 시간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다. 건축사 성현은 이모의 소개로 한 바닷가의 새집에 입주한다. 멋지게 인테리어된 집에게 특별히 이름도 지어준다. 이탈리아말로 바다라는 뜻의 일마레(Il Mare). 그리고 우체통에서 편지 한장을 발견한다. 그것은 신기하게도 2년 후 바로 이집에서 살다 떠난 은주가 남긴 편지로 우편물이 오면 어떤 주소로 보내달라는 내용이었다. 장난하나, 했는데 여러 차례 편지와 선물 왕래를 통해 사실임을 확인한다.

유명 건축가 아버지와의 갈등을 지닌 성현과 유학 간 애인의 편지를 기다리다 상처만 남은 은주. 해가 다른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서 홀로지만 같은 듯 데이트를 나누는 둘. 성현은 은주에 대한 사랑을 느끼고 그녀의 시간에 맞춰 스치듯 만나지만, 은주는 생전부지의 그를 알아보지 못한다.

클라이막스 서로 만날 날을 약속하지만 성현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평생 이별 상황이 만들어진다. 하지만 은주의 애절한 기도가 시간을 움직여 결말은 해피엔딩. 다소 유치한 면도 있지만 풋풋한 이정재와 만 18세의 나이로 성인연기를 선보인 전지현을 만나볼 수 있다. 일마레 집은 강화도 석모도에 실제 있었는데 태풍에 휩쓸려 갔다고 한다. 세월에 휩쓸려 가는 내 감성 같아 괜히 울적해진다.

이 영화에서 기억나는 대사 "사람에겐 숨길 수 없는 게 세가지 있는대요. 기침과 가난과 사랑. 숨길수록 더 드러나기만 한대요. 그렇지만 그래도 감추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저는 그 때 그냥 울어요. 그러다가 머릿속이 멍해지면 또 울어요. 사랑한다는 건 스스로 가슴에 상처를 내는 일 같아요." 은주가 독백하듯 말하는 대사다.

동감은 유지태와 김하늘 주연의 영화다. 박용우와 내가 좋아하는 하지원도 조연으로 나온다.
이 영화는 22년의 시공간을 초월해 펼쳐지는 이야기다. 같은 대학 77학번 소은과 99학번 인이 개기월식 때 햄(HAM) 아마추어무선통신을 하면서 서로를 알게 된다. 반가워 만나기로 약속 장소에 둘 다 가지만 각자의 시간이 다르기에 만날 수 없게 된다. 소은과 인은 각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둘은 그걸 대화주제로 삼아 교감이 더 커진다.

그러던 중 소은은 인이가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와 절친 여자친구 사이에서 낳은 아들이라는 사실을 듣고 충격을 먹는다. 그러나 미래를 알았음에도 그녀는 운명을 바꿔놓으려 하지 않고 홀로의 길을 간다. 요즘 본 드라마 시간여행자를 다룬 '내일 그대와'에서는 악착같이 운명을 바꾸려고 난리를 치던데. 20년 전 영화여서인지 조신하다. 마지막 장면에서 소은의 소재를 알아낸 인은 대학 교수로 부임해온 그녀를 만나면서 막을 내린다.
이 영화의 삽입곡 중 명곡으로 유명해진 임재범의 '너를 위해'가 있다.

이 영화에서 기억나는 대사 "세상에 인연들만이 만나는 건 아니에요. 인연이란 말은 시작할 때 하는 말이 아니라 모든 게 끝날 때 하는 말이에요."
인이 소은을 위로하며 말하는 대사다.

시월애와 동감 모두 잔잔한 환타지 멜로 영화다. 깊은 감동까지는 아니어도 무난하다고 해야할까. 동감은 2020년 5월에 화질개선을 해서 재개봉했었다는 기사가 나온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한다. 특히 나 같이 가을을 지독히 타는 사람은 이 가을밤에 옛감성 옛추억 옛사랑을 끄집어내어 그 쌓인 먼지를 털어내볼 때가 있다. 즐거움은 선명해지고 아픔은 빛 바랜 사진처럼 흐릿해지기를 바라면서.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