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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식민지 민중들의 운명공동체 '군함도' 누구나 '성공'을 꿈꾸지만 식민지 백성들의 '성공'에 대한 꿈은 숨 막힐 정도로 간절하고 애달프다. 그 '성공'이란 것이 고작 일이년 쌩고생해서 집 한채 장만하여 자식 배 따숩게 먹이는게 다이고, 총각이라면 떡하니 마련한 집에 어어쁜 색시 들이는게 다이며, 처자들은 조금이라도 벌어 고향집 보태고 싶은게 다일 것이기 때문이다. 아니겠는가. 착취와 수탈이 일상으로 벌어지는 게 식민지 민중들의 삶이요 운명일진데... 그 운명을 강제로 이끈 곳이 바로 '지옥도'라 일컫는 '군함도'인 것이다. 바람둥이 경성 악단장 강옥, 재간둥이 강옥 딸 소희, 거칠지만 의리있는 종로 깡패 칠성, 사납지만 순정있는 조선 창녀 말년, 열혈단신 독립투사 OSS 요원 무영, 냉혈배신 조선인 리더 학철. 그리고... 오로지 살기 위해 .. 더보기
의심하면서 보다가 호불호의 함정에 빠질 수 있는 살육공포극 <곡성> 과연 신(god)은 존재할까? 근대철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데카르트는 신의 관념은 본유관념(idea innate)으로써 인간이 태어나면서 지닌 순수사유의 증명이므로 그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그 신이 우리가 생각하는 선(善)만은 아닐 것이라고 의심했다. 존재를 인정하지만 그 성품에 대한 의심이다. 신의 의지-신과 논쟁할 수 없기에-와는 상관없는 지극히 인간적인 해석이다. 영화 은 의심에서 시작된다. 의심은 인간 세계에서는 지혜의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신의 세계에서는 갈등과 분노를 일으키고 결국 살육으로 곡성 마을 전체를 뒤덮는다. 왜 한 가족이 그 가족의 일원에 의해 처참히 죽어야 하고, 또 다른 가정으로 전염되고, 그것이 주인공의 딸에게 악령으로 들어왔는지, 외지인의 정체는 뭔지.. 더보기
<20150118 쌈마이의 미디어로 세상헤집기8>이름없는 영웅, 우리네 아버지들... <국제시장>에만 있는 건 아니다. “대책없이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30세 이하라면 이게 뭔 말이여? 할거다. 30년 전의 인구정책 표어다. 일제에서 해방된 즈음 한반도 전체 인구는 2500만으로 지금과 비교하면 매우 적었다. 게다가 6.25전쟁을 거치면서 인구는 급격히 줄었고 태어난 아기들마저 일년도 채 못 사는 경우가 허다했다. 자연스레 사람이 귀하고 특히 남자가 귀할 수 있었으리라. 뿌리 깊은 남아선호사상이 깃든 나라에서 사내의 희소가치는 더 커졌을 터이지만 삼신할매 점지하시는 걸 그 누가 알꼬? 고추 하나 보려는데 계집만 줄줄이 사탕이니 집집마다 2남5녀가 기본셋팅으로 인식되기도 하였다. TV도 없던 시절 해 지면 딱히 할 일도 없었으니…, 1960년대 들어 인구가 늘게 되었다. 허나 '기브미초콜렛'을 막 지나고 아메리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