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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우희

의심하면서 보다가 호불호의 함정에 빠질 수 있는 살육공포극 <곡성> 과연 신(god)은 존재할까? 근대철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데카르트는 신의 관념은 본유관념(idea innate)으로써 인간이 태어나면서 지닌 순수사유의 증명이므로 그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그 신이 우리가 생각하는 선(善)만은 아닐 것이라고 의심했다. 존재를 인정하지만 그 성품에 대한 의심이다. 신의 의지-신과 논쟁할 수 없기에-와는 상관없는 지극히 인간적인 해석이다. 영화 은 의심에서 시작된다. 의심은 인간 세계에서는 지혜의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신의 세계에서는 갈등과 분노를 일으키고 결국 살육으로 곡성 마을 전체를 뒤덮는다. 왜 한 가족이 그 가족의 일원에 의해 처참히 죽어야 하고, 또 다른 가정으로 전염되고, 그것이 주인공의 딸에게 악령으로 들어왔는지, 외지인의 정체는 뭔지.. 더보기
'기생'이라 쓰고 '창녀'라고 읽는다 '기생'이라 쓰고 '창녀'라고 읽는다. 술 팔고 노래와 춤을 팔고 몸을 파는 천민계급의 여인 기생. 맞다. 그러나 틀리다. 기생에게도 끕이 있다. 1등급인 일패(一牌)는 관기로서 노래와 춤은 물론 시와 서화에도 능했고, 정조와 지조를 알았으며, 궁에서 의녀로서의 약방기생과 바느질을 하는 상방기생으로 활약하는 전문직도 있었다. 제일 하위급인 삼패(三牌)가 소위 침소(?)에서 몸을 담당하는 그런 기생이었다. 따라서 일패는 유명 문인들과 친분을 나누는 예인(藝人)으로 대접받았다. 예컨데, 송도 명기 황진이, 부안 명기 이매창, 진주 기생 논개가 그들이다. 또한 이들은 고려가요의 전승에도 기여해 국문학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전해진다. 이 영화는 1940년대 일제강점기 격동의 시대, 음악의 수요도 정가(正歌)에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