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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세대 논쟁에서 우리가 되새겨봐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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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복사해오는 공감가는 글.
내글은 아니다. 이분도 다른 분의 글을 복사해왔다고 한다.

<세대 논쟁에서 우리가 되새겨봐야 할 것들>

청년문제를 얘기할때 어김없이 등장하는건 이기적인 586론이다.
오늘날, 청년세대의 아픔을 좋은 시절 꿀빨고 살아온 586들이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거고, 이런 논리는 50대 갑, 20대 을이라는 굉장히 쉬운 분류로 이 시대의 문제를 조망한다.

진짜로 그런가 살펴보자
.
오늘날 20대의 표적이 되고 있는 50대들은 누군가.
아마도 소위 진보꼰대 소리 듣고 있는 진보파 정치인들과 공기업이나, 대기업에 포진해있을 무능력하지만 돈은 많이 가져가는 성공한 엘리트들일거다.
고위관료나 변호사같은 성공한 전문직도 일부 있겠지.

그런데 그렇게 좋은 시절, 꿀빨았던 그리고 지금도 기득권을 누리고 있는 50대가 얼마나 되는가.

80년대 대학을 진학한 사람들은 최대로 잡아도 20% 정도 수준이다. 운동권을 했던 사람들은 이 중 또 20~30% 정도일거고, 정치권으로 투신해서 국회의원부터 보좌관, 지방단체장, 지방의원까지를 통털어도 그 숫자가 또 얼마나 될까. 아마 학생운동하다가 정치권에서 성공한 사람은 50대 전체의 0.1%도 안될거다.
대학 다니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공기업, 대기업 취업하고 지금쯤 연봉 수억짜리 이사되고, 부장된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고등학교 졸업하고 들어간 대기업에서 급성장한 노조덕에 1억 이상 연봉받고 꿀빨다가, 수억 퇴직금받고 퇴직날짜 기다리는 팀장님이나 반장님은 또 얼마나 될까. 이 모두를 합쳐도 넉넉하게 10%는 될라나?

그러므로 이들이 정치를 잘못한다고 비난할 수는 있고,
이처럼 10%가 너무 오래 말뚝박고, 뒷사람 자리 막고 있다고 비난받을 수는 있을지언정,
이들을 보며 50대 전체를 무슨 시대의 수혜를 받은 세대로 인식하면 안된다.

여전히 80~90%의 50대는 우리사회의 을들이다.
시작부터 끝까지 꿀이라곤 빨아본 적이 없다.

이직에 이직을 거듭하며 변변한 퇴직금조차 남지 않은채 어디 중소기업에서 쓸쓸한 퇴직을 기다리고 있거나,
일찌감치 퇴직한 후 비디오방 하다 말아먹고, 치킨집 하다 거덜나고, 또 무슨 가게건 열었다가 코로나 폭탄을 맞은 사람들이 오늘을 사는 대부분의 50대들이다.

그나마 운이 좋았다면 평생 모은 재산으로 수도권 근방에 3~4억짜리 아파트 하나쯤 가지고 있을거고,
그나마도 재수없었으면 여전히 대출 낀 다가구 전세에서 살고 있을거다.

이들의 자식들이 바로 구의역 김군이고, 태안화력의 김용균씨다.
대학을 졸업했으나 스팩이 구려서, 혹은 이러저런 여건이 너무 맞지 않아 취업 못한 자식들을 아직까지 끼고 산다.
겨우 취직했지만 내일이 불안하고, 턱없는 봉급에 저축은 커녕 기초생활도 안되는 객지살림을 하는 청년들은, 대개 이들의 자식들이다.

우리는 지난 조국사태때 불공정에 분노하는 "청년"들을 만났었다.
이번 인국공사태에서도 또 다시 불공정에 분노하는 "청년"들을 만난다.

그러면 그 청년들은 또 누군가.
소위 SKY에서 조국 딸의 불공정에 분노하는 청년들은 우리사회에서 진짜로 80~90%의 평범한 50대에 비해 을인가.
인국공 보안요원들의 정규적화에 분노하는 취준생들이 진짜로 우리사회의 피눈물 나는 을들이 맞긴 맞는건가.

조국 딸이 수혜받았다는 불공정이 단 한사람의 문제였다면 우리사회가 그렇도록 시끄럽진 않았겠지.
그보다 훨씬 더한 불공정을 행한 기득권, 소위 50대들은 바로 불공정에 분노한 SKY에 다니는 바로 그들의 부모들이다.

인국공같은 꿈의 직장은 점점 더 자리가 줄어들고, 경쟁이 치열해지는데 그건 너무 많은 봉급을 받는 부장, 임원급들이 직무에 꼭 필요한 숫자와 상관없이 너무 많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년 잘 벌어먹고, 애들 좋은 사교육시켜서, 좋은 학교 보내고, 강남이나 마포나 용산쯤에 20억짜리 아파트 한채 정도는 가지고 있는,
지금은 사실 회사와 후세대를 위해 자리 좀 비켜줘도 되는 그들이 바로 인국공 취업준비하는 바로 그들의 부모들이다.

대한민국에서 불공정은 세대간에 존재하는게 아니다.

토익시험을 10번이나 봐도 될 정도로, 좋은 공기업, 좋은 대기업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취준생은 대체로 잘사는 부모를 가지고 있다. 형제간과 쪼개가져도 수도권 얹저리에 아파트 한채 정도는 가진채 출발이 가능하고, 토익시험 10번 보면서 700점이 980점이 되는동안 영어학원 보내고, 밥먹여주고, 용돈 줄 부모가 있는 청년들이다.

대부분의 이나라 청년들은 취업 재수를 할 수 없다.
알바건 뭐건 어디라도 가서 자기 밥벌이 정도는 해야 한다.
그들의 부모는 더 이상 자녀를 뒷바라지할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 은퇴는 다가오는데 노후를 살아갈 모아놓은 돈도 없다.
이게 대한민국의 80~90%고, 그 80~90%에는 20대의 자식과 50대의 부모가 함께 포함된다.

비정규직을 거쳐 이번에 3500만원짜리 정규직이 되는 보안직들은 그나마 이런 가정에서 로또를 맞은 청년들이다.
승진도 차별날 것이고, 연봉상승도 더디겠지만,
분노에 찬 그 청년들은 쳐다보지도 않을 수년 경력후 3500만원에 그들은 환호하는 것이다.

청년의 분노라고 모두가 똑같은건 아니다.

지금 우리사회는 정작 분노해야할 청년들은 먹고 사느라 침묵중이고, 어쩌다 로또를 맞으면(그나마 어떤 청년들은 쳐다도 안보거지만) 잘못된게 아닌데도 사회의 눈치를 봐야한다.
정작 불공정에 분노하는 청년들은 대체로 불공정의 토대위에서 자신의 삶을 영위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앞길뿐이 아니라, 훨씬 더 많은 이 나라 청년들의 앞길을 막고 있는 사람들이 바로 자기 아버지들이었음을 자각하지 못한다.

그리고 어떤 지식인들은 너무도 쉽게 그저 청년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들 모두가 마치 우리사회의 처절한 을들인냥 단정한다.
왜냐하면 이율배반적인 청년들의 분노앞에 미워하는 정권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