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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혼술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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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술도전기
#코로나 2.5시대. 1980년대 9시땡전이 아닌 2020년도 #9시땡집 주간. 술집들은 일제히 문을 닫고 모든 주객들은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부족한 알콜은 집에서 혼술로 보충한다고 지인들은 말한다.
사실 혼술의 시대가 열린지는 꽤 됐다. 개인주의가 강해지면서 #혼밥집 #혼술집 등이 곳곳에 생겨났다. 술집에서 혼술을 하는 종족들을 종종 봤다. 그러나 난 혼술이 익숙하지 않다. 아니 아예 하지 않았다,라는 게 맞을지... 알콜 그 자체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혼자서 고독이네 뭐네 궁상떠는 것도 싫었다. 그냥 사람들과의 술자리가 좋아 마셨고, 그러다 술도 맛있어지고 사람들과 대화도 맛있어졌을 뿐이었다. 그래서 소주 한잔을 두세번씩 꺽어 먹었었다. 십년 전 담배 끊고부터는 초반에 꺽어먹다가 어느 시점에 한번에 들이키곤 한다. 물론 술자리가 일이라고 생각들면 아무리 쎈 술도 상대방이 원하는대로 마셔줄 수 있다. 중국 청도에서 71도 바이주를 몇병 비운 후, 53도 바이주로 마무리하고도 흐트러지지 않아 청도시 체육계 공무원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그런 내가 혼술을 하면 소주 두잔 이상, 맥주 두캔 이상 못 마신다고 하면 지인들은 잘 믿지 않는 눈치다. 십 수년 전 시도했을 때 그랬다. 정말 맛도 없고 왜 그렇게 쓴지, 이따위 녀석을 오랜 세월 마셔왔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각설하고, 바야흐로 바이러스로 인한 비대면 시대. 경기는 위축되고 소득이 줄어드니 소비도 떨어지고 서로에게 부담되지 않으려면 혼술을 배워야 한다. 어쩌면 각자 혼술하면서 단체영상통화로 건배하는 나날이 올 수 있지 않은가? 그래서 도전해보았다. 다행히 두어시간 선배와 소주를 몇병 했기에 부족한 알콜이 나를 혼술의 세계로 안내하리라~ 그리 믿고 혼술 시작!
창으로 드는 아침햇살에 깨었다. 머리가 아프다. 얼마나 마신거지? 식탁테이블을 보니 맥주 캔 두개가 있다. 하나는 싹 비워있는데, 다른 하나는 뚜껑만 따 있지 가득 남아있었다. 김 빠진 맥주를 버리면서 생각했다. 아... 혼술세계로의 입문이 앞으로도 험난하겠구나.
후유증이 또 있다. 대체 몇사람한테 전화한거야! ㅠㅠ 그래도 평소 통화하지 않았던 옛친구 또는 선배님과 속마음을 보인 건 잘한 것 같기도 하구... 에잇 아몰랑~~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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